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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36

[독서기록]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책에서 말하고 있는 ‘착각’은 정확히 말하면 ‘능력주의는 언제나 공정하다’는 생각을 말한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이 신화적 주문이 실은 잘못되어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지적한다. 언뜻 조금은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기도 하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말일까?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하는 것은 대학 입시와 관련된 문제다. 매년 여러 명의 아이들이 자살하도록 만드는 우리나라의 입시지옥은 잘 알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미국도 관련 문제가 점점 부각되는 듯하다. 몇 해 전에는 유명한 대학교들과 연관된 대규모 입시부정사태가 적발되기도 했다니. 어떤 학생이 어떤 대학에 들어가는 자격은 어떻게 결정되어야 할까? 간단히 생각하면 공정한 시.. 2022. 10. 26.
[독서기록]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원숭이에서 시작해서 우뚝 선 인류의 모습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일렬로 늘어세움으로써 진화란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생생한 이미지로 각인시킨 저 유명한 그림은 오류로 가득하다. 흔히 ‘진보의 행진‘이라고 표현되는 이 그림은 ‘진화=진보‘라는 사고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도록 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에는 생략되어 있으나 원핵동물부터 포유류 전반에 걸치는 생물의 역사가 마치 인간의 탄생을 위해 예비된 시간들이었으며 동물에서 인간으로 나아가는 어떤 경향성을 상상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진화에는 어떤 경향성도 없다, 는 것이 고생물학자 굴드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생명의 ‘방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가 진화해왔다고 믿는 원핵생물이 아직도 생명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다수.. 2022. 10. 26.
[독서기록]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나면 가슴 한 쪽이 뻐근해진다. 결코 살아 있을 때는 몰랐던 한 사람의 사정과 속내를 죽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부모라는 존재는 내내 살아 있을 줄 알았다. 추임새처럼 내가 죽고나면이라는 말을 들어도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 그저 늘 하는 말이겠거니 정도. 죽음 후에야 무심결에 흘려들었던 말이 떠오르고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장면이 펼쳐진다. 한참 말을 잊고 새삼 후회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곱씹게 된다. 다정하게 말 할 걸 그것도 못했다면 화는 내지 말 걸. 후회는 미련과 닮았다는 걸 깨닫는다. 전직 빨치산이었던 고상욱 씨를 아버지를 둔 고아리의 서술로 『아버지의 해방일지.. 2022. 10. 25.
[독서기록]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사실 행복은 절대적 진리처럼 정해진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을 느끼는 줄 알았는데, 매일매일 그럴듯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음식 앞에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단순한 만족감에서 끝날 가능성이 컸다. 소화기관이 약해 평소 음식을 먹는 게 곤혹인 사람은 먹는다는 것 자체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식탐이 크지 않은 사람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여길 수도 있다. 가난해서 삶이 어려운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걸 볼 때마다. 과연 그럴까 의심스러운 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분들이 가진 행복의 그릇이 보이는 것보다 크다는 걸 안다. 이웃이 나누는 소박한 식사 한 끼에 하루.. 2022. 10. 25.
[독서기록]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분류학자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그를 기리고 있을만큼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새로 발견해내고 이름 붙인 사람이 그다. 어릴적부터 이름모를 작은 꽃에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 '룰루 밀러'는 혼돈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를 우연히 알고 강한 인상을 받으면서 그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그의 회고록을 읽는다. 데이비드가 자신의 커리어를 찬찬히 쌓아가는 일이 당연히 그 회고록에서 보여진다. 교수가 되고 학장이 되고 아내를 얻고 결혼을 하는 시간의 흐름과 삶.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물고기들을 잡고 이름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다. 첫 아이가 아직 열살도 되지 않았을 때 아내가 병으로 죽고 그러자 데이비드는 2년도 안되어 제자 한 명과 재혼한다... 2022. 10. 24.
[독서기록]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스물아홉 번째 생일, 이제 혼자만의 파티를 시작한다. 혼자인 건 괜찮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혼자였으니까. 그래, 괜찮다. (……) 외톨이는 아니지만 혼자인 사람, 파견사원은 원래 그렇다 (……) 나는 스물아홉이다.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나는 혼자다. 나는 취미도, 특기도 없다. 나는 매일 벌벌 떨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이렇게도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처음엔 물이 뜨겁지 않았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끓는 물에 들어온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 것이다. “평생 이 일을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 게 있다면 그건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거야. 낮 동안에는 그걸 인식할..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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